[겨레하나 대의원과 활동가들께 드리는 제언]
세계는 지금 거대한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있습니다. 한 세기를 이어온 미국의 패권이 몰락하는 가운데 세계는 다극화라는 새로운 질서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브릭스와 글로벌 사우스의 성장 속에 달러 패권이 무너지고 있으며, 미국의 힘이 약화된 전 세계 곳곳에서 제국주의 패권에 맞선 저항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유독 한반도의 시계는 거꾸로 가고 있습니다. 미국이 세계패권 유지를 위해 선택한 신냉전은 한반도를 미중패권의 각축장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군사동맹에 준하는 한미일 군사협력이 새로이 시작됐고, 유엔사 간판을 단 다국적군의 개입까지 공식화됐습니다. 이 모든 미국의 정책에 호응한 윤석열 정부의 대미추종, 대북적대정책은 한반도를 일촉즉발의 전쟁위기로 내몰고 있습니다. 한반도의 위기는 북미, 남북의 대결뿐 아니라 미중과 한미일 대 북중러까지 얽힌 복합적이고 중층적인 위기이며, 지속적이고, 또 강도높은 위기입니다.
위기가 높아지는 가운데, 연초 북의 충격적인 발표가 있었습니다. 남과 북을 ‘두 국가관계’, ‘교전국’으로 규정하고, 남과 북이 평화통일을 위해 연대해 온 기구들을 폐지했습니다. 윤석열 정부 취임 직후부터 북을 적으로 규정하고 ‘정권붕괴, ‘전쟁준비’를 주창해 온 것에 대한 맞대응이기도 하지만 분단 이래 지난 80여년간 변하지 않은 흡수통일 정책과 종속적 한미관계의 결과이기도 합니다.
남북화해협력 시대는 끝이 나고, 전쟁의 시대가 도래했음을 부정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당장 걱정은 군사분계선 인근 접경지역입니다. 대화 채널이 모두 끊긴 가운데, 최소한의 안전장치였던 9.19 군사 합의마저 무력화되면서, 지상, 해상, 공중 완충구역이 모두 사라졌습니다. 윤석열 정부는 국민의 안전은 아랑곳없이 ‘즉시 강경하게 끝까지’만을 부르짖고 있습니다. 바람의 방향이 바뀌는 봄부터 본격화되는 대북전단 살포와 접경지역 인근 군사훈련을 포함하는 3월과 8월 대규모 한미연합군사훈련 기간 어떤 충돌이 발생할지 모를 일입니다. 미국의 최강 군사력이 한반도로 집결되는 훈련기간 무력충돌은 핵전쟁으로 비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위험천만합니다.
접경지역 주민들은 위기를 피부로 느끼고 있고, 시민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전쟁을 부르는 모든 군사행동과 적대행위부터 중단해야 합니다. 전쟁을 막기 위한 우리의 행동은 즉각적이어야 하며, 평화를 지키는 범국민적인 저항과 운동을 만드는 데로 지향되어야 할 것입니다.
북측은 대남정책을 근본적으로 전환하겠다고 결정한 데 따라 그동안의 남북 합의들을 모두 무효화하고, 남북협상과 남북해외 3자 연대를 위해 만들었던 기구들도 모두 폐지했습니다.
북측 6.15뿐 아니라 겨레하나의 북측 파트너였던 민족화해협의회도 폐지되고 없습니다. 이제 6.15공동선언 이후 20년 넘게 유지됐던 남북교류와 3자 연대운동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습니다. 남측 6.15를 비롯한 3자 연대운동의 재편이 불가피합니다.
돌이켜 보건대, 여러 남북 합의에도 불구하고 남측이 북의 외투를 벗긴다는 ‘햇볕정책’으로부터 ‘운전자론’까지 자유민주주의로의 흡수통일을 포기하지 않은 것은 사실입니다. 2018년 판문전선언과 평양선언이 한미워킹그룹의 통제 속에 이행되지 못했고, 결국 북미협상의 결렬과 종속적인 한미관계가 남북관계 악화의 원인이 되었습니다. 출범부터 북을 적대시했던 윤석열 정부는 2022년 북을 다시 ‘주적’으로 규정했고, ‘힘에 의한 평화’를 이루겠다며 한반도를 미국과 일본, 온갖 최첨단 병력의 집결지, 실전 훈련지로 만들고 있습니다.
남북의 화해와 평화, 통일을 위해 만든 남북의 합의들은 끝내 이행되지 못했고, 결과적으로 민주 정부든 보수정부든 남북관계도 위기관리도 모두 ‘실패’했다는 냉정한 평가 앞에 서게 됐습니다. 정부뿐 아니라 민간통일운동도 당국을 견인하고 자주통일을 주도적으로 이끌어야 할 민의 역할을 다하지 못했습니다.
모두가 깊은 책임감을 가지고 새로운 길을 도모해야 합니다.
당장은 ‘평화’입니다. 전쟁을 막는 것, 이것이 통일운동 앞에 놓인 가장 절박한 과제입니다. 윤석열 정부의 대미추종, 대북적대정책은 미 패권의 희생양을 자처하는 반평화 정책이며, 국익에도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 반국가적 정책입니다. 전쟁을 부르는 윤석열 정부의 대미추종, 대북적대정책에 맞서는 범국민적인 운동을 조직해야 합니다.
나아가 전쟁위기를 근원적으로 해소하려면 미국 주도의 신냉전 질서를 거부하고 분단체제를 해체해야 합니다. 자주없이 평화공존은 가능하지 않습니다. 장차 주한미군과 한미동맹 해체를 위한 범국민적인 운동으로 평화와 통일의 길을 주도적으로 열어야 합니다.
우리의 성찰은 지난 20여년간의 통일운동이 자기 힘을 충분히 갖추지 못했다는 데 있습니다. 우리 통일운동이 반보 앞에서 시대를 선도를 하고, 대중을 움직이는 보다 힘있는 운동이 되도록, 낡은 관성과 결별하고 운동의 재구축에 나서야 합니다.
우리 겨레하나는 2022년 새로운 통일운동 방향을 결의했습니다. 격변하는 세계질서와 대전환기를 주도적으로 개척하기 위한 노선입니다. 통일운동의 주인답게! 더 큰 용기를 내 이미 출발한 길에 속도를 내야 합니다.
세계사적 대전환! 변화는 이미 시작됐습니다. 낡은 것이 새 것을 이길 수는 없습니다.
비상한 용기를 가지고 자주의 새 길, 통일운동의 새 역사를 써 나갑시다!
2024년 2월 6일
겨레하나 전국운영위원회
(서울겨레하나, 인천겨레하나, 대전충남겨레하나, 전북겨레하나, 광주전남겨레하나, 대구경북겨레하나, 울산겨레하나, 경남겨레하나, 부산겨레하나, 북녘어린이빵공장사업본부, 겨레하나 파주지회)
[겨레하나 대의원과 활동가들께 드리는 제언]
세계는 지금 거대한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있습니다. 한 세기를 이어온 미국의 패권이 몰락하는 가운데 세계는 다극화라는 새로운 질서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브릭스와 글로벌 사우스의 성장 속에 달러 패권이 무너지고 있으며, 미국의 힘이 약화된 전 세계 곳곳에서 제국주의 패권에 맞선 저항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유독 한반도의 시계는 거꾸로 가고 있습니다. 미국이 세계패권 유지를 위해 선택한 신냉전은 한반도를 미중패권의 각축장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군사동맹에 준하는 한미일 군사협력이 새로이 시작됐고, 유엔사 간판을 단 다국적군의 개입까지 공식화됐습니다. 이 모든 미국의 정책에 호응한 윤석열 정부의 대미추종, 대북적대정책은 한반도를 일촉즉발의 전쟁위기로 내몰고 있습니다. 한반도의 위기는 북미, 남북의 대결뿐 아니라 미중과 한미일 대 북중러까지 얽힌 복합적이고 중층적인 위기이며, 지속적이고, 또 강도높은 위기입니다.
위기가 높아지는 가운데, 연초 북의 충격적인 발표가 있었습니다. 남과 북을 ‘두 국가관계’, ‘교전국’으로 규정하고, 남과 북이 평화통일을 위해 연대해 온 기구들을 폐지했습니다. 윤석열 정부 취임 직후부터 북을 적으로 규정하고 ‘정권붕괴, ‘전쟁준비’를 주창해 온 것에 대한 맞대응이기도 하지만 분단 이래 지난 80여년간 변하지 않은 흡수통일 정책과 종속적 한미관계의 결과이기도 합니다.
남북화해협력 시대는 끝이 나고, 전쟁의 시대가 도래했음을 부정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당장 걱정은 군사분계선 인근 접경지역입니다. 대화 채널이 모두 끊긴 가운데, 최소한의 안전장치였던 9.19 군사 합의마저 무력화되면서, 지상, 해상, 공중 완충구역이 모두 사라졌습니다. 윤석열 정부는 국민의 안전은 아랑곳없이 ‘즉시 강경하게 끝까지’만을 부르짖고 있습니다. 바람의 방향이 바뀌는 봄부터 본격화되는 대북전단 살포와 접경지역 인근 군사훈련을 포함하는 3월과 8월 대규모 한미연합군사훈련 기간 어떤 충돌이 발생할지 모를 일입니다. 미국의 최강 군사력이 한반도로 집결되는 훈련기간 무력충돌은 핵전쟁으로 비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위험천만합니다.
접경지역 주민들은 위기를 피부로 느끼고 있고, 시민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전쟁을 부르는 모든 군사행동과 적대행위부터 중단해야 합니다. 전쟁을 막기 위한 우리의 행동은 즉각적이어야 하며, 평화를 지키는 범국민적인 저항과 운동을 만드는 데로 지향되어야 할 것입니다.
북측은 대남정책을 근본적으로 전환하겠다고 결정한 데 따라 그동안의 남북 합의들을 모두 무효화하고, 남북협상과 남북해외 3자 연대를 위해 만들었던 기구들도 모두 폐지했습니다.
북측 6.15뿐 아니라 겨레하나의 북측 파트너였던 민족화해협의회도 폐지되고 없습니다. 이제 6.15공동선언 이후 20년 넘게 유지됐던 남북교류와 3자 연대운동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습니다. 남측 6.15를 비롯한 3자 연대운동의 재편이 불가피합니다.
돌이켜 보건대, 여러 남북 합의에도 불구하고 남측이 북의 외투를 벗긴다는 ‘햇볕정책’으로부터 ‘운전자론’까지 자유민주주의로의 흡수통일을 포기하지 않은 것은 사실입니다. 2018년 판문전선언과 평양선언이 한미워킹그룹의 통제 속에 이행되지 못했고, 결국 북미협상의 결렬과 종속적인 한미관계가 남북관계 악화의 원인이 되었습니다. 출범부터 북을 적대시했던 윤석열 정부는 2022년 북을 다시 ‘주적’으로 규정했고, ‘힘에 의한 평화’를 이루겠다며 한반도를 미국과 일본, 온갖 최첨단 병력의 집결지, 실전 훈련지로 만들고 있습니다.
남북의 화해와 평화, 통일을 위해 만든 남북의 합의들은 끝내 이행되지 못했고, 결과적으로 민주 정부든 보수정부든 남북관계도 위기관리도 모두 ‘실패’했다는 냉정한 평가 앞에 서게 됐습니다. 정부뿐 아니라 민간통일운동도 당국을 견인하고 자주통일을 주도적으로 이끌어야 할 민의 역할을 다하지 못했습니다.
모두가 깊은 책임감을 가지고 새로운 길을 도모해야 합니다.
당장은 ‘평화’입니다. 전쟁을 막는 것, 이것이 통일운동 앞에 놓인 가장 절박한 과제입니다. 윤석열 정부의 대미추종, 대북적대정책은 미 패권의 희생양을 자처하는 반평화 정책이며, 국익에도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 반국가적 정책입니다. 전쟁을 부르는 윤석열 정부의 대미추종, 대북적대정책에 맞서는 범국민적인 운동을 조직해야 합니다.
나아가 전쟁위기를 근원적으로 해소하려면 미국 주도의 신냉전 질서를 거부하고 분단체제를 해체해야 합니다. 자주없이 평화공존은 가능하지 않습니다. 장차 주한미군과 한미동맹 해체를 위한 범국민적인 운동으로 평화와 통일의 길을 주도적으로 열어야 합니다.
우리의 성찰은 지난 20여년간의 통일운동이 자기 힘을 충분히 갖추지 못했다는 데 있습니다. 우리 통일운동이 반보 앞에서 시대를 선도를 하고, 대중을 움직이는 보다 힘있는 운동이 되도록, 낡은 관성과 결별하고 운동의 재구축에 나서야 합니다.
우리 겨레하나는 2022년 새로운 통일운동 방향을 결의했습니다. 격변하는 세계질서와 대전환기를 주도적으로 개척하기 위한 노선입니다. 통일운동의 주인답게! 더 큰 용기를 내 이미 출발한 길에 속도를 내야 합니다.
세계사적 대전환! 변화는 이미 시작됐습니다. 낡은 것이 새 것을 이길 수는 없습니다.
비상한 용기를 가지고 자주의 새 길, 통일운동의 새 역사를 써 나갑시다!
2024년 2월 6일
겨레하나 전국운영위원회
(서울겨레하나, 인천겨레하나, 대전충남겨레하나, 전북겨레하나, 광주전남겨레하나, 대구경북겨레하나, 울산겨레하나, 경남겨레하나, 부산겨레하나, 북녘어린이빵공장사업본부, 겨레하나 파주지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