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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강제징용 노동자상, 칭찬은 못할망정 반대하는 이들은 누구인가


 

[논평] 
강제징용 노동자상, 칭찬은 못할망정 반대하는 이들은 누구인가
 
지난 8월 12일 서울 용산역에 세워진 ‘강제징용 노동자상’은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의 수많은 노동자들은 물론, 각계 시민사회단체가 함께 만들어낸 역사의 기록물, 조형물이다. 일제강점기 800만에 가까운 조선인들이 일본의 세계침략전쟁에 끌려갔음을 기억하고, 일본의 공식사죄배상을 끝까지 요구하겠다는 다짐의 산물이기도 하다. 서울과 인천에 이어 각 지역도 강제징용 노동자상 건립을 준비중이며, 부산에서는 9월 18일 일본영사관 소녀상 옆 노동자상 건립계획을 발표하고 1인 시위를 시작했다.
 
강제징용 노동자상 건립 소식이 알려지자 가장 열렬한 반응을 보인 것은 일본 언론이었다. 아사히 신문, 요미우리 신문 등은 관련 소식을 빠르게 보도하며 “빈 협약에 위반된다, 한국정부의 대응을 요구한다”는 일본 정부의 입장을 전했다.
 
한 마디로 노동자상 철거를 요구하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소녀상 때부터 이 빈 협약(외국 공관의 안녕과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방지해야 한다는 내용)을 들먹이며 철거를 요구해왔다. 
그러나 우리는 되묻는다. 역사를 기억하겠다는 기념물이 왜 일본 정부의 안녕과 품위를 손상시키는가? 일본 정부가 역사를 왜곡하고 부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이 진정 품위를 생각한다면, 지난 침략 역사를 공식 사죄하는 기념물을 직접 세워도 부족한 상황이다. 피해자들의 역사 기록물을 부정하는 것은 일본이 가해자라는 사실을 한치도 인정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일일 뿐이다.
 
이러한 일본 정부의 입장에 우리나라 보수 언론과 정당이 동조하고 나섰다.
중앙일보는 20일자 사설에서 “감정적 분란을 부추기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며 노동자상 건립 자제를 촉구했고, 같은 날 조선일보는 한술 더 떠 “우리나라에선 시위대가 법을 무시해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국제사회에선 그렇지 않다”면서 대놓고 일본 정부의 편을 들어주었다. 21일 서울신문은 부산 일본영사관 소녀상을 언급하며 “당시 (소녀상을 철거한) 구청장이 어처구니없게 친일파로 몰리며”라고 국민감정을 비난하는가 하면, “아베 총리와 미래지향을 이야기하는 지금 분란을 일으켜서는 안 된다”고 노동자상 건립 반대를 주장했다.
 
이토록 친절하게 일본 정부의 입장을 대변할 필요가 있는가? 일본에게 사과를 요구하는 국민들의 마음을 ‘분란’이라고 칭하면서 노동자상 건립을 노골적으로 반대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자유한국당도 마찬가지다. 지난 20일, 당대표 최고위원 연석회의에서 홍준표 의원 등은 “(민주노총이) 장사판에 뛰어드는 느낌”, “(동상 세우는 것에 집중할 게 아니고) 강제징용 문제를 평가하고 관련 대책을 제대로 세워야 한다”고 밝혔다.
 
그야말로 어불성설이다. 정치인들이 진작 이 문제를 똑바로 해결했다면, 국민들이 강제징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서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 아닌가. 자유한국당은 지난 박근혜 정부 시절 일본정부에게 면죄부를 안겨주는 한일‘위안부’합의를 체결하고, 우리 군사정보를 일본에 넘겨주는 한일군사협정까지 맺은 당사자다. 지난 과오를 반성하지는 못할 망정 이 문제에 관심을 갖지 말라니, 도대체 어느 나라를 위한 정치인인가.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을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들이 앞장서서 강제징용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하는 것은 언론과 정치인이 칭찬해야 마땅한 일이다. 그러나 이런 국민들의 의도를 말 그대로 ‘매도’하는 것은 누구인가.
 
일본에 사과를 받으면 큰일이라도 나는 것처럼 앞서서 눈치를 보는 사람들이 있다. 일본 정부의 입장만을 그대로 되풀이하는 이들이야말로 국민들 사이에 ‘분란’을 일으키려는 것 아닌가.
 
국민들의 염원은 한결같다. 우리는 강제징용 조선인 노동자들의 아픔을 기억하고, 일본과의 역사를 바로 잡겠다는 의지를 다지며, 나아가 한국사회 ‘친일적폐’를 청산하고자 하는 국민들의 염원이 담긴 강제징용 노동자상 건립에 역사적 책임감을 가지고 함께 할 것이다.
 
2017년 9월 26일
노동자겨레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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