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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편지] 더 늦기 전에 꼭 만납시다 - 북측의 연석회의 제안에 답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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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겨레하나 | 2016-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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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편지] 더 늦기 전에 꼭 만납시다
보낼 수 없는 편지, 북측의 연석회의 제안에 답하며
 
광복 70돌, 지난해 8월을 떠올려 봅니다. 군사적 긴장이 한층 고조되던 그때, 일촉즉발의 위기를 딛고 남북은 직접 만나 8.25합의를 이끌어냈습니다. 금강산에서 이산가족이 만나고 개성에서 만월대 유적을 발굴하고, 겨레말큰사전 편찬사업도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남북노동자들은 평양에서 통일축구대회를 열었고, 겨레하나도 12월 평양을 방문해 새로운 남북교류협력사업을 열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돌아왔습니다. 
 
그러나 가까스로 열린 남북관계의 길은 금새 얼어붙었습니다. 당국의 대화는 끊긴지 오래고 날선 언어로 서로를 비난하고 있습니다. 민간의 만남도 전부 차단되었고, 작은 통일을 만들어 온 남북협력의 상징 개성공단도 끝끝내 폐쇄되고 말았습니다. 남북이 손잡고 분단을 극복해온 노력 - 7.4남북공동성명과 6.15공동선언, 10.4선언의 정신이 반영된 성과물들이 급격히 허물어지고 있습니다.
지금 한반도는 언제 전쟁이 나도 이상하지 않은 불안의 땅입니다. 핵 폭격기와 핵 항공모함이 한반도 주변을 맴돌고, 선제공격을 연습하는 군사훈련이 때마다 벌어집니다. 한국형 MD니, 사드니 수십조원의 무기를 사들여도 아이러니하게 전쟁의 불안감만 커지고 있습니다. 
 
분단 71년, 잃어버린 것들을 생각해봅니다. 
우리는 정상적인 국경선 대신 휴전선으로 가로막혀 ‘섬’에서 살고 있고, 같은 역사를 지녔지만 서로의 역사 유물을 알지 못한 채 반쪽 역사를 배우고 있습니다. 평생을 헤어져 살아온 이산가족은 죽기전에 가족을 만나는 것이 소원입니다. 무엇보다 분단은 한반도에 살고 있는 당사자들이 한반도 문제에 목소리를 내는 것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강대국의 틈바구니 속에서, 한반도의 평화를 앞세워야 할 우리의 목소리는 작아지고만 있습니다. 
 
결국 문제는 분단입니다. 주변국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한반도에서 분단을 종식시키는 ‘통일’을 만들어내야 하는 사람은 그 어떤 동맹국이 아닌 남과 북, 우리들입니다. 남북이 서로 손잡고 머리를 맞대는 것만이 분단문제의 유일한 해법입니다.
 
이제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합니까? 화해와 평화가 아닌 적대와 대결이 익숙한 세상, 전쟁을 걱정하며 불안해해야 하는 세상. 이대로 분단이 지속되어도 정말 괜찮습니까? 그렇지 않다면, 누구라도 먼저 ‘남북의 대화와 만남’을 위해 앞장서고 노력해야 합니다.
 
얼마 전 북측에서 남, 북, 해외의 정당과 단체 및 개별인사들에게 ‘연석회의’를 제안하는 공개편지를 보내왔습니다. 청와대와 각 부처의 인사들, 정당들의 원내대표와 국회의원들, 노동, 농민, 학생, 여성 등 각계분야의 단체들을 비롯한 여러 사람들이 편지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겨레하나 조성우 이사장과 이연희 사무총장도 이 편지를 받았습니다. 
 
겨레하나는 “만나자”는 북측 연석회의 제안에 환영의 뜻을 밝힙니다. 그리고 “더 늦기 전에 꼭 만납시다”라고 뜨거운 마음을 전합니다. 
남북은 하루라도 빨리 마주 앉아 한반도 평화의 해법을, 민족의 화해를 이야기해야 합니다. 한반도의 내일을 걱정하는 사람이라면, 남북 대화에 응하지 못할 이유가 없습니다. 서로가 등 돌리고 무기와 전쟁을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마주보고 대화하며 신뢰를 쌓는 것이 한반도 평화를 만들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지금 무엇보다 안타까운 것은, 이 편지에 답장조차 보낼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동안 남북교류협력법에 따라 북측 협력단체와 팩스를 주고받아온 민간단체들은 통일부의 ‘북한주민접촉신고 불허’ 방침으로 갑자기 그 어떤 연락도 취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서로가 10여년동안 주고받던 서신조차 보낼 수 없는 현실, 그것이 분단 71년의 오늘입니다.
 
더 늦기 전에 만나야 합니다. 
우리가 이렇게 보내는 하루는, 분단을 하루 더 연장시킬 뿐입니다. 하루하루 불안한 평화를 지속할 이유가 없습니다.
 
북측의 연석회의 제안에 답하며, 
다시 남북이 마주 앉을 날을 기다리며, 
보낼 수 없는 답장을 씁니다.
 
2016년 7월 8일
우리겨레하나되기운동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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